양치질하는 곰탱이의 미련.

치약은 애처롭게도 계속 나왔다

누가봐도 다썼다고 할 정도인데

억지로 짜내고 있었다

한 번 주무를 때마다 나오는 양은 점점 줄고 있었지만

계속 나오기만 했다

 

마지막이라고 정한 어느 날 남은 치약들이

튜브의 입대롱에서 꽉막혀있는 것을 보았다

빨아지지도 밀어지지도 않는다

 

곰탱이는 튜브 엉덩이를 댕겅 짤랐다

그리고 그와 키스하여 사정없이 그의 입술을 빨았다

순간 뚫리는 그의 목구멍에서,

켁켁. 싸한 치약의 맛이 목구멍에서 터졌다

 

이제는 튜브 안에 묻어있는 나머지 치약들을 훑어야할 차례다

 

그것은 한 여름밤에 즐겼던 꿀단지의 대가였다

by 소담 | 2009/05/11 17:12 | | 트랙백 | 덧글(0)

아름답게 슬프다.

나비는 청무우밭인가 해서 날아 들었다가

짠물과 거친 바람에 지친 날개를 누인다

 

-

 

나도 나비고 너도 나비다

바다는 항상 우리 앞에 있다

수평의 선이라는 것은 시야의 한계

그야말로 선을 넘는 것이다

항상 그 끝을, 끝만 바라본다

그 너머를

우리는 뭍에서 바다를 동경하지만

각각의 물빛과 물결과 그 깊이와 거리

날개는 날기 위한 용도

박쥐도 비행 중에는 손을 쓸 수 없다

날개짓 

나비는 같이 날아도 홀로 날아간다

날개짓

이스르는 날개의 고운 가루가 자꾸만 떨어진다

바다로 바다로 바람에 바람에

자꾸만 날아, 날려간다

반짝이는 은하수가 별빛 가루되어 물흐른다

by 소담 | 2009/05/11 17:12 | | 트랙백 | 덧글(0)

09.04.27.

퇴근 하기 10분 전이다. 퇴근하기 전에 일기를 쓸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직업은 꽤 괜찮은 직업인 것 같다. 매일매일의 삶은 반복의 연속이기 마련이다. 태양이 규칙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을 생각한다. 가령 점심을 먹는데 갑자기 해가 떨어져 밤이 되어버리면 아이들은 야간 자율 학습을 해야하는 것일까? 일기는 매일 쓰는 것이라지만, 무언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거나 적고 싶다는 열망이 들지 않는데 억지로 쓰는 것은 샘이 마른 프로작가들이나 하는 일일 것이다. 취미로 글을 꼬스리는 나에게는 하루 조회수가 만 명에 육박하는 블로거들이 느끼는 포스팅의 압박이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내가 일하는 이곳은 집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린다. 한 시간 거리인데 기온차이는 꽤 난다. 그리고 이 곳은 비가 쉽게 오지 않는 곳이다. 비가 내리다가도 금방 그치고 만다. 고등학교 영어시간에는 When it rain, It pours!라는 말도 배웠는데 물론 속 뜻을 생각하면 관련이 없겠지만 찔끔찔금 내리면서 사람을 속태우는 것이 꼭 매복과 암습에 능한 여인과도 같다.

 

5월에는 여행을 계획했으나 일 때문에 가지 못할 것 같다. 제주도로 조촐하게 갈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없다. 주말 코스로 한 번 알아보아야 할 듯.

 

남는 시간에는 책을 읽는다. 나름 행복한 것 같다. 고3 때 시험공부하기 싫어서 책이 잘 읽히는 그런 기분이다.

 

곧 퇴근이다.

by 소담 | 2009/05/11 17:12 | 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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